나를 아는 사람들과 내가 알게 될 사람들이 나를 '부리 엄마'로 기억했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부터 '있어보이는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이었다. 소싯적 학원 전단지 콜렉터로서, 한때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금융계의 아침새를 나의 직업으로 찍어두었다.
그런 나의 현재는… 고등학교 자퇴 대학도 자퇴, 남들은 한번 하기도 힘들다는 그것을 무려 두 번이나 했다(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사실 쉽다…).
어쨌든 나는 지금 6년차 자영업자다.
5개의 가게를 운영해보았고, 4개의 가게를 유지 중이다. 6년간 한 가지를 꾸준히 했으면 또 다른 미래가 펼쳐졌을지 모르겠다. 나는 지구력 없고 변덕이 심해 하나를 진득하게 해내지 못한다. 실패와 유지를 반복하는 '유지업자'다.
변덕쟁이인 나의 직업은 자영업자에서 끝나진 않을 것 같다.
내 성격이 수줍다는 건 비밀인데, 수줍은 나는 직업을 소문내지 않아서 사정 모르는 친구들은 나를 백수인 줄 안다.
영원한 내 편인 강아지, 부리가 있다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테니 미래엔 또 다른 직업을 품고 살아갈 게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