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에서 태어나고 자람. 2000년 《문예한국》 신인상, 《태안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함.
<노을은 어둠을 재촉하지 않는다> - 2023년 10월 더보기
흙 묻은 손을 닦고 이마를 훔쳤다. 덜 씻긴 흙이 햇살에 묻는다. 민들레 꽃씨 하나 지붕 위에 얹어놓은 서툰 바람처럼 너무 긴 호흡에 부끄러움만 남는다. 묵은 것은 덜어내고 설익은 것을 솎아내니 나이테가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부터 돋움발을 디뎠지만 흩어진 낱말은 견고한 문장의 벽에 갇혀 그늘이 지워지지 않는다. 언제쯤 햇살은 벽에 기댈 수 있을까. 2023년 가을, 단풍이 오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