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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홍옥선

최근작
2023년 7월 <산나리 피는 들 모롱이>

홍옥선

2008년 《한국수필》 신인상
경남문인협회·마산문인협회
민들레문학회·붓꽃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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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산나리 피는 들 모롱이> - 2023년 7월  더보기

오랫동안 일기를 쓰면서 내 마음을 순화시키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슬픔과 분노를 적절히 버무려 내 안에 가두고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교활함도 이제는 생겼다. 세월이 흐르며 그것들은 삭히고 삭혀져 냄새마저 희미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글들을 다시 읽으면 아직도 울컥하고 떠오르는 마음을 본다. 내게 있어 글을 쓰는 일은 고통이면서도 희열이었다. 소가 되새김질하듯 지난 일들을 돌아보며 일기를 썼다. 글을 쓸 때는 온 마음이 꽉 차는 듯한 충만감이 느껴졌다. 어떤 글이라도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내면 바보가 된 것처럼 허전했다. 그러다가도 아무런 생각 없이 몇 달을 허투루 보내는 날도 많았다.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끄적거리며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오랜 꿈은 미로와 같은 시간을 지나고 보니 빛이 바래졌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느 곳인지 가끔 정신을 놓고 헤맬 때도 있었다. 너무 많은 시간을 후회와 번민으로 지나와 이제는 건너가기 힘든 곳이 되었다. 수필로 등단하고 15년 만에 내는 첫 수필집이다. 수필은 쓰면 쓸수록 어려운 마음이 들었다. 수필을 쓰기에 앞서 마음가짐부터 진실해야 하며 고귀한 품성을 지니고 글을 써야 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너무 자신을 드러내도 안되고 감추어서도 안되는 그 미묘한 간극의 차이를 조율하기가 어려웠다. 쓰면 쓸수록 애증이 쌓이는 연인이었다. 그간 지면에 발표한 글과 묵은 글들을 책으로 엮으며 내 마음속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내놓았다. 심연 깊숙이 숨겨놨던 상흔의 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다시 읽어 보니 온몸이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한 가닥 옷이라도 어서 걸쳐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글을 세상에 내놓아야 할까 마음이 복잡해졌지만, 내 마음속 어딘가에 잠자고 있는 오랜 고통을 훌훌 털어내고 새롭게 태어나고 싶었다. 부족한 글에 내 얼굴이 뜨거워졌으나 지금의 내 수준은 이 정도이다 인정하면서 다음에는 좀 더 깊이 있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수필을 알게 해주신 하길남 교수님과 내면의 심리를 잘 헤아리며 깊이 있는 해설을 써 주신 허숙영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멋진 책으로 엮어주신 창연출판사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2023년 7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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