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공부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네요. 어른이 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엄마에게 ‘꼭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다’라는 걱정을 듣곤 합니다. 그래서 물가에는 잘 안 가는데, 이제는 나이 든 엄마에게 비 오는 날 먼저 전화해서 ‘비 올 땐 차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하곤 합니다. 어른이 될수록 걱정도 많아지지만, 걱정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관에 걸린 그림보다 책에 담긴 그림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신 있고 잘하는 일인 그림보다 좋아하는 일인 책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맛있는 걸 먹으면 가족이 생각나듯이, 읽고 나서 친구와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들고 쓰는 게 꿈입니다. 조금씩 꾸준히 써 내려가는 한 뼘의 글이 꿈과 소원에 닿길 바라며 오늘도 읽고 씁니다. 조금 모자라더라도 함께 웃고 소망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