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르의 저술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고 해서 그의 사상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일이 더 쉬운 것은 아니다. 나는 그의 저술의 다양한 측면을 모두 다루기보다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지적, 문화적 관심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맨 먼저 나는 그가 윤리학과 종교에 관해서 자신의 뚜렷한 독자적 입장을 전개하게 된 사유 과정을 규명하는 한편, 그가 시차를 두고 20세기의 사상사에 중요한 영향을 행사해 온 과정을 개략적으로 기술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한계로 말미암아 나는, 그가 종교적 삶의 본질에 관하여 그가 그렇게 이해되어야 한다고 믿은 바를 아주 직접적으로 언급한 저작을 포함하여 그의 많은 저작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