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경기도 장단에서 태어났다.
시집 [새끼 붕어가 죽은 어느 추운 날] [생선 가게를 위한 두 개의 변주] [물어뜯을 수도 없는 숨소리] [넘나드는 사잇길에서] [허튼 노랫소리―散詩 모음집] [어둠에 빛을 찾아서], 예술철학서 [생명의 정신과 예술―제1권 정신에 관하여] [생명의 정신과 예술―제2권 생명에 관하여] [생명의 정신과 예술―제3권 예술에 관하여] [사람은 모두 예술가다], 예술산문집 [태초에 음악이 있었다] [소리의 늪] [그림의 숲] [소리가 노래로 춤을 추다], 산문집 [당신은 하늘에 소리를 지르고 싶다] [바람의 그림자] [부대끼는 멍청이의 에세이] [천천히 그리고 오래], 여행기 [아름다운 중국을 찾아서] [명나라 뒷골목 60일간 헤매기]를 썼다.
나는 나의 죽음을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다. 죽음은 타자로서만 이해되었다. 나는 내가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죽음은 타인의 죽음이 아니라 나의 죽음일 것이다. 죽음은 나와 나 아님을 가를 것이다. 삶은 그 자체로 죽음을 지니고 있으며 죽음은 삶의 잠재태다. 삶은 언제라도 죽음을 현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지만 나는 그것을 확인할 수 없다. 나는 살아가면서 틈틈이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 나선다. 그것은 추상적인 느낌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두렵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무서움의 강도는 더 높아진다. 늙음은 이러한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요청한다. 생사여일이며 모든 것은 하나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살아 있는 현재의 삶은, 오로지 생기 넘치는 호흡만을 갈구한다. 죽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이번 시집의 시편들은 죽음과 삶 사이에 흐르는 강물 위에 돛단배를 저어가는 늙은이의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