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요리 전문가. 일식요리개발연구회를 설립하여 새로운 메뉴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매년 전국 규모의 일식요리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의 일식요리 발전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1997년에는 자랑스런 신한국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 일식요리연구회 전국 중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초밥전문점 '남가'를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초밥 기술에서 예술까지> <일본요리 기술에서 예술까지> <초밥왕의 맛을 보여드려요>, 자전적 에세이 <또 다른 시작을 꿈꾸며>등이 있다.
초밥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건 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 하얏트호텔 초밥 책임자로 있을 때부터 내가 만든 초밥을 드시러 오시던 손님들이 붙여준 명예로운 별명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초밥왕이라는 일본 만화가 인기를 끌면서 초밥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고 초밥 전문가인 나의 솜씨 또한 더욱더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찾는 많은 분들 중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초밥왕에 나왔던 초밥을 이것저것 이름을 붙여가며 만들어달라는 겁니다.
손님들이 주문하는 초밥을 만들어 주었죠. 물론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선보였습니다. 손님들은 맛있게 드시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초밥 얘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나는 스시바에서 손님들이 주문하는 맛있는 초밥을 만들면서 주고받는 대화를 인생의 낙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듣는 얘기들은 내게 채찍질도 되고 때로는 요리의 스승이 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초밥을 먹으며 초밥왕 만화책에서 배운 방법으로 초밥 먹는 매너에 대해 조잘거리기도 하고 초밥에 대해 아는 척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초밥 전문가로서 자부하는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겪은 나의 고생들이 보람으로 남게 되어 가슴 뿌듯합니다.
요리사를 위한 책이 아닌 주부들을 위한 이 책에는 주부들이 쉽게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재료들을 중심으로 음식을 만들고 선보였습니다. 다만 조금 보편적이지 않은 재료들이 눈에 띄는데 이것은 미래지향적인 요리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초보주부들을 위해 기초적인 것만을 고집하다보니 사실 저로서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른이 걸음마를 시작하고 글자를 알기 위해 가나다를 다시 배우는 심정으로 음식을 만들었으니까요. 지금 나의 바람이라면 이 책을 선택하신 분들이 여기 나온 재료와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을 때 만족할 수 있고 행복한 식탁을 꾸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에 자신의 선택이 정말 현명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