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눈망울과 고운 마음을 지닌 어린이들과 같이 생활해오면서 동시조에 매료되어 등단한 지도 어언 10여 년, 뒤늦게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으려니 설렘과 함께 두려움이 앞섭니다.
저는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이 순수한 감수성을 갖고 오래도록 동심 속에 자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찌든 생활로 점점 동심을 잃어가는 어른들에게도 빛나는 동심이 되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간절한 소망을 『참새들의 수다』라는 이 동시조집에 담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또 전하고 싶은 것은, ‘3장 6구 12음보’인 시조가 우리의 전통 시가이며 세계적인 자랑거리라는 사실입니다. 국민 문학이라 할 수 있는 시조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시조를 더 이해하고 아끼며 아울러 동시조도 애정 어린 눈으로 가까이하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노라면 동심의 여린 싹을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내밀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할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동시조집 속에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조각으로 꾸민 그림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 그림 속에는 조그만 집 한 채가 있습니다. 주위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고 새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동심의 집이지요. 그 동심의 작은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해 이 기쁨과 영광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조그만 집이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어린이들의 마음을 읽으며 동심의 씨를 뿌려 아름다운 동시조 꽃을 피우려고 합니다. 새들이 즐겨 찾아와 노래 부르게 하여 새 노래처럼 즐거운 동시조 노래가 흘러나오게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이러한 꿈이 무지개를 타고 우주를 향하여 멀리멀리 날아가기를 바라는 겁니다. 어린이 여러분은 우주 시대의 꿈 속에 살아야 하니까요.
이러한 소박한 꿈이 원대하게 자라도록 학부모님들도 동심의 세계를 다시 느껴보면서 자녀들을 좀 더 따뜻하게 보듬고 그 마음을 이해하며 사랑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몸과 몸은 서로 떨어져 살았지만, 마음만은 더 가까이할 수 있도록 ‘이 시집이 마음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리하여 교실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시 노래로 웃음이 피어나고, 운동장에서는 힘껏 뛰놀 수 있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길 고대하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참새들의 수다』를 여러분 앞에 펼쳐 놓습니다.
끝으로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출판에 힘써주신 한그루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모자란 글에 도움말을 써주어 힘을 실어준 김영기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