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에서 약 20년 직장생활을 하다가, 작은 것이라도 자기의 일을 하고자 하는 큰 결심으로 스스로 퇴직하고 가벼운 생업과 가벼운 책읽기와 가벼운 사색의 삶을 살고 있다. 필자는 한문 고전에 관심이 많아서 대학시절부터 틈틈이 한문 고전을 한자-한글 대조본으로 읽어보기를 즐겼었다. 그러다가 현대 중국어도 익히게 되어 한문 고전을 현대 중국어로도 읽어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논어(論語)>와 <도덕경(道德經)>을 가장 좋아하고 즐겨 읽었는데, 두 책에 담긴 전혀 이질적인 사상으로 인해 본인의 사유체계에 갈등을 겪기도 했으나 이는 또한 깊이 있는 사유를 하게 하는 대립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두 책의 번역본을 여러 권 읽는 과정에서, 논어는 그 뜻이 비교적 명확하여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었으나 도덕경은 해석에 상당한 비약이 있어서 읽을 때마다 의문이 생겼다. 그리하여, 그 동안 도덕경을 읽으며 생각해왔던 의문을 필자 나름대로 정리하고 해소해본다는 차원에서, 짧은 한문 실력이지만 용기를 내어 도덕경에 대한 필자의 새로운 해석을 책으로 내게 되었다. 필자는 고전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며 그렇기에 고전이 단지 옛 것만이 아니라 현재에 항상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본인의 관점으로 고전 읽기를 계속하고자 한다. 필자는 대나무가 곧은 것은 그 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며 그런 대나무의 곧음과 비움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스스로 호(號)를 허죽(虛竹)이라고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