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참 좋아합니다. 여름이 주는 기억이 좋습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발등을 간질이던 파도, 돗자리를 깔고 가족과 둘러앉아 먹던 수박이 기억납니다.
고래를 만나는 상상도 했습니다. 즐거운 기억은 조각조각 제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어느 날, 소라와 조개 그림을 그리다가 이것이 제 안의 어떤 기억들처럼 보였습니다.
기억은 조각이 되어 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파란 조각》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 저를 지탱하는 힘은 어릴 때 받은 사랑과 보호
그리고 행복을 느낀 순간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힘들던 기억은 강렬해서
때때로 꺼내 보지만, 소중한 기억은 자주 그러지 못했습니다. 어떤 경험들이
나와 함께하기에 내가 오늘을 힘차게 살아내는지 돌아보고자 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거운 추억을 쌓아 가면 좋겠습니다. 자유로운 상상을 펼친 순간을
잘 간직하면 좋겠습니다. 《파란 조각》을 보며 어린이와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이들이
자신의 ‘파란 조각’이 무엇인지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