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소욕從心所欲의 나이를 넘고 있다.
돌아가는 팽이를 지켜보듯 숱한 생生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개울물 사금파리처럼 깨진 아픔이 있었고,
담벼락을 타다가 늘어진 호박처럼 시린 좌절도 겪었다.
뒤늦게 10여 년은 건강을 잃어 몸과 마음이 아릿거린 적도 있었다.
일상은 늘 곪은 종기처럼 아렸다.
하지만 시詩에 대한 잉걸불 같은 심장의 고동은 맥놀이처럼 울려 나왔다.
어느덧 소소리바람은 사라지고 명지바람이 불어온다.
메마른 나뭇가지들이 한기를 이겨 내고 연둣빛 망울을 달고 나온다.
알알이 박힌 석류알처럼 옹골차게 시詩의 꽃을 피워 내야지.
내 몸속에서 끓는 보일러의 화력이 시들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