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집권한 지 만 10년이 넘었다. ‘강산도 바뀔 만한 시간’이라고 지겹도록 들었던 10년이다. 그 사이 남쪽에서는 대통령이 두 번 바뀌었고, 조만간 또 바뀔 예정이다.
북한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연구자들의 눈에 김정은 시대 북한은 정말 많이 변화했다. 이에 비해 북한에 대한 외부세계의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고, 그래서 이 책을 내기로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등 대화국면이 활짝 열린 2018년에 우리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평양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 각인된 북한의 이미지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
외부에 비친 북한의 이미지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거나 탈출하려고 애쓰는 나라, 김정은 한 명이 마음대로 다스리는 독재국가, 핵무기를 비롯한 살상 무기를 만들어 자신들을 위협하는 나라, 대부분의 주민들은 세뇌당한 상태이고, 지배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죽임을 당하는 나라 등등 시간이 지나고 나라와 지역이 달라도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나마 눈에 띄는 북한의 변화가 있어도 ‘그런다고 달라지겠어?’ 하고 평가절하 되기 십상이다. 북한의 20년 전 이미지만을 붙들지 않고, 북한의 성공과 실패를 섣불리 점치지 않고, 현재의 북한을 이해하는 것은 남북이 하나 되어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이다. 남북이 다시는 전쟁의 공포 없이 공존하기만 해도 좋다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세 명의 연구자가 쓴 이 책이 ‘북한의 모든 것’을 다루지는 못했지만, 김정은 시대 북한에 대한 이해, 미래의 남북관계에 대한 고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