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발간을 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부끄럽고 조심스럽다. 어느 해 봄 뭔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함을 느꼈고,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는 글쓰기 전의 모든 시간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 차원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노동에 다름없다는 것을 아는 데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스무 살 이후 노동하지 않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내게 또 하나의 노동이 덧붙는 꼴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그것은 확실히 새로운 가치였고, 경험이었다.
‘발간’이란 기쁨에 ‘책임’이란 무게가 얹혀 질 때, 책은 비로소 살아 꿈틀거리리라. 그 책임이란 것. 쓰는 사람의 책임에 대해 더 고민하겠다. 언젠가 읽고 쓰는 직업만이 남았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그렇게 되도록 생각의 우물을 짓겠다.
글 속에 등장하는 모든 여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동지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