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말을 걸어오는 그가 있습니다.
그를 알기 위해
산을 오르기도 하고 무작정 걷기도 했습니다.
파란 숲에서 먼 미래까지 다녀오기도 했고요.
바다에서 노을이 지는 모양과
물방울이 웅덩이에 닿는 순간을 오래 간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몸에 묻은 것들도 많습니다.
주워서 요긴하게 쓰다 남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와 비슷한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모두 제가 찾던 그는 아니었어요.
그렇게 만난 좋은 사람들이 많아요.
때로 삶은
중요한 말을 빼놓고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그런 일들만 쓰여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사를 건네고 있었어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데 작별입니다.
우리가 문장이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2021년 10월
이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