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고등교육재단 26기 한학연수장학생으로, 4서 3경 등을 배웠다. 육군3사관학교 군사사학과 조교수(일반)을 거쳐, 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국립한국교통대학교 교양학부・수원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등에서 강의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강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2020년도 신진연구자 지원 사업 ‘동아시아사 속 신라 중앙행정제도의 발달과정과 그 함의’를 수행하고 있다. 신라의 제도・군사・예제・관복(복식) 등을 위주로 공부하고 있다.
저서로 <신라 상・중대 중앙행정제도 발달사>(혜안, 2021)가 있고, 편저로 <고대 동아시아의 수군과 해양활동>(도서출판 온샘, 2022), <시대를 앞서간 고승 元曉>(도서출판 온샘, 2021) 등 5권이 있다.
논문으로 「신라 상・중대 6부 관청의 운영과 구성 원리」(<東아시아古代學> 63, 2022), 「삼국 신라 연령등급제의 연령과 속성」(<東아시아古代學> 59, 2021), 「신라 진평왕대 對隋 외교와 請兵」(<新羅史學報> 52, 2021), 「신라 上・中代 船府(署)의 정비와 水軍」(<한국고대사탐구> 38, 2021) 등 신라사 관계 논문 20여 편, 근대 양명학・실학 관계 논문 1편을 썼다.
이 책은 필자가 2017~2022년에 신라 상대 관복제도를 주제로 게재한 글 4편을 모아 수정・보완한 것이다. 필자의 큰 학문(大學) 공부는 2002년에 시작했었고, 2009년 석사학위논문을 내면서 ‘사색공복(四色公服)의 의미’라는 짧은 절을 썼다. 석사학위논문의 절 제목에 쓴 7자(字)를 다소나마 책임지기까지 15년이 걸렸다. 이 책에서 다룬 문제는 필자의 뇌리에서 늘 맴돌던 문제이기도 하다.
사람의 삶에서 복식・장복 등 ‘옷’의 의미는 가볍지 않다. 옷은 잉태에서 장례까지 사람과 함께하나, 대부분의 사람은 삶의 처음과 마지막에 입는 옷을 자신이 선택하기 어렵다. 첫 옷은 아이를 잉태한 부모가 준비하며, 마지막 옷은 장례를 치르는 자식이 준비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삶에서 의미 있는 여러 옷이 있겠지만, 삶의 처음・마지막에 입는 옷은 전세(前世)・후세(後世)의 문화정체성을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대화 이후 개인에게 의미 있는 시간에 함께한 옷은 대부분 양장이지만, 죽을 때 전통을 따른 수의(壽衣)가 여전히 활용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 점에서 옷의 변화는 단순한 패션의 유행・변화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개인과 옷은 세대를 걸쳐 형성되는 국가・사회・공동체의 문화 정체성을 매개로 과거・현재・미래의 3세가 이어져 있다. 따라서 장복을 포함한 옷의 변화와 그 함의에 대한 평가는 인문학적 가치의 변화와 평가를 내포하는 문제이다.
이 책에서 필자는 신라 상대 관복제도를 공복(公服)・조복(朝服)・무관복(武官服) 등 3개의 관복과 각 관복의 구성 품목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였다. 공복은 관인의 일상 근무복인 상복(常服)이자, 품목을 많이 생략한 종생복(從省服)・약복(略服), 즉 ‘줄인 옷’이다. 조복은 관인의 정복(正服)이자, 필요한 모든 품목을 갖추는 구복(具服), 즉 ‘갖춘옷’이다. 무관복(武官服)은 무관의 업무와 환경으로 인해 문관 관복과 차이가 있는 관복이다. 신라 관복의 구성 품목을 직접적으로 전하는 핵심 자료는 신라 사신도 2장과 188~300여 자(字) 정도의 단편적인 문헌에 불과하다.
필자가 관복별 1벌의 구성 품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사의 예지・거복지・여복지와 <삼례(三禮)>를 비롯한 각종 예서, 현존 복식 그림・유물과 전근대에 출판된 사전을 꼼꼼히 살펴야만 했다. 동이와 중국의 고대 관복은 어떤 부분이 같고 다르며, 같고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관인은 어떠한 때와 상황을 고려해 관복을 선택해 입어야 하는가? 국가는 어떤 상황에 어떤 관복을 입으라고 규정할 것인가? 이 책을 쓰면서 가장 많이 물은 질문이었다. 남은 고민거리와 읽을거리는 바다보다 많다.
이 책에서 선학에 대한 예를 미처 갖추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이것은 모두 필자의 탓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보다 더 나아가기 위한 중간 점검을 위해 출판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출판이 훗날 고구려・백제・발해・고려・조선 등 전통 시대의 관복・복식 연구자들의 회합에 초석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생 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