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작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규모 문학 모임이다. 광주문학아카데미 문을 연지도 십 년을 넘기고 있다. 고성만, 김강호, 김화정, 박성민, 박정호, 백애송, 염창권, 이송희, 이토록, 임성규, 정혜숙, 최양숙(가나다 순) 시인(12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모임은 시, 아동문학, 평론 등의 장르가 고루 섞인 활동 무대를 보여준다.
처음에 서넛이었다가 지금은 열 명 내외로 모여서 합평회를 하고, 때로는 출판 자축연을 열었다. 처음에는 독자를 구하기 어려운 시절에 서로 글 읽어주는 독자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장르 구분 없이 모였으므로, 각자 독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안목을 가진 입장에서 서로 간에 도움을 주는 합평회를 핵심으로 하였다.
「광주문학아카데미」는 등단작가 중심의 모임성격에 따라 각자의 개성과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데 관심을 두었다. 모두가 배우는 데 열성적이었지만, 날카롭거나 신랄한 합평 보다는 서로 우애하면서 한 세월을 잘 지내왔다. 예술가적인 기질보다는 인간적 품성이 우선이었으나 발표 전에는 서로에게 선보이고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점차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었다.
강령이나 에콜(ecole) 같은 것을 내세운 적은 없으나, 광주문학아카데미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전방위적 미학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처음부터 작정한 것이 아니라 모이다 보니 그와 같은 방향성이나 색채감이 생긴 것일 뿐이다. 서정갈래에서 다성성의 문제, 환상적 리얼리즘이나 신표현주의, 시조 갈래의 구술적 특성, 장르혼합 등의 선견된 지점에 대해 소망을 피력한 회원도 있었으나, 이를 전면화할 만큼 논리적 미학적 기반이 담보된 것은 아니었다. 각자의 마음속에 창작의 구심점 같은 것이 있었고, 누군가 언뜻 그러한 소망을 내비치더라도 그것은 공통의 것이 아닌 그 개인만의 것으로 존중 받았다. 이처럼 자유롭고 민주적이나 마냥 허용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지나친 혹평은 멀리했으나 칭찬에도 인색했다. 비평적 기준을 통해 자기 연마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