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 게이블은 끈적끈적하고 능글맞은, 그러나 미국적인 신사의 예절도 함께 갖춘 할리우드표 남자 스타의 전형을 만든 배우이다. 1901년 오하이오에서 태어났으며, 태어난 해에 어머니가 사망하여 양어머니의 손에서 자라났다. 그는 다른 명배우들이 그랬듯 어려서 학교에서 퇴학당했고 타이어 공장 등 궂은 일터를 전전하며 그다지 순탄치 못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21세에 여배우 조세핀 딜론의 도움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여 몇몇 영화에서 시원찮은 엑스트라로 얼굴을 들이밀던 그는 1931년 하워드 히긴 감독의 <페인티드 데저트>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조연을 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스타의 반열에 올라선다.
1934년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어느 날 밤에 생긴 일>로 당당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1930년대 할리우드의 최고 인기배우로 군림한다.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미국의 얼굴'로서 클라크 게이블의 전설적인 입지를 재확인시켜준 작품이었다. 이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타오르는 열정과 유머감각, 한 여성을 향한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 레트 버틀러는 마가렛 미첼의 원작 캐릭터를 뛰어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어 전세계 여성들의 가슴을 후벼파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