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2일 책 출간을 앞두고 이재명 지사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지통마을)를 방문했다. 초등학생 이재명이 매일 다녀야 했던 삼계초등학교(지금은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에서 이재명의 생가터가 있는 곳까지는 계곡길을 따라 6km를 올라가야 했다. 지금은 다행히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포장길이 생겼지만, 이재명이 다닌 길은 비포장 산길이었을 것이다. 그 작은 발로 이 먼 길을 매일 다니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통마는 다섯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사람이 떠난 폐가 두 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 앞에는 계곡이 있었다. 지금은 물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계곡의 폭으로 보아 40여 년 전에는 시원하고 맑은 계곡물이 흘렀을 듯하다. 소년 이재명이 친구들과 수영하고 가재도 잡고 징거미도 잡으면서 노는 놀이터였으리라.
사방을 둘러봐도 절벽과 비탈밭, 산뿐인 그곳은 여행자인 내게는 산세가 험준한 한국적 지연경관의 미학이지만, 소년 이재명에게는 척박과 가난밖에 없던 아픈 고향이었을 것이다. 마을 주민의 설명에 의하면 지통은 종이 만드는 닥나무를 삶던 큰 통을 말하고 마는 마을을 줄여 말하는 경상도식 표현이라고 한다. 주민 두 분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재명의 생가터, 지금은 텃밭인 곳을 알려주었다.
내가 이 책의 출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이송원TV’ 민주당 지지자 모임에서 백승대 매직하우스 대표를 만나게 된 것이 계기다. 백승대 대표와 나는 참척의 고통을 겪은 아픈 가족사의 공감대가 있다. 그리고 내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에게 주목하게 된 이유도 어쩌면 그의 아프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알고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를 아픔의 연대의식이라고 칭해본다. 나와 백승대 대표는 아픔을 딛고 개인적인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 이재명은 지독히도 열악한 환경을 뚫고 대한민국 정치 중심부로 와서 개인적인 아픈 경험들을 공적인 부분으로 확장하고 승화하여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나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기를 지지하고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기를 지지하고 퇴임 후에도 원로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어른 역할을 잘 해주기를 지지할 것이다. 이재명은 이제 언론의 공격에 발끈하지 않는다. 세상의 공격에 버럭하지 않는다. 싸우자고 달려드는 상대의 프레임에 엮이는 싸움닭이 아니다. 끊임없이 싸움을 걸어오는 상대와 상관없이 본인 일에 열중한다. 경기도지사직과 대선 경선에 묵묵히 임하는 이재명을 보고 있으면 목계(木鷄)의 덕(德)이 느껴진다.
이 책을 엮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이재명 경기지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염치없는 부탁을 드린다. 아직 가슴에 남아있는 자신을 향한 측은지심, 그 슬픔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고 난 어느 날 꺼이꺼이 우시면서 털어내시라고, 슬픔을 조금 더 견디시라고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