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을 철저히 무너뜨린 냉전 이데올로기의 광풍이
아직 남아 있지만
쓰러졌던 이들을 하나씩 일으켜 세우며
괜찮다고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었다고 위로하였다
이 시집은 어느덧 팔순 노인이 된 부모님께 드리는 사랑
의 고백이자
미워하고, 또 두려워했던, 내 지나간 시간과 다시 만나 화
해했던 기록이다
그 재회와 화해의 순간에 때로 눈물 흘리고 때로 가슴을
치기도 하였지만
격렬한 봄비가 지난 후 사월 하늘은 해맑기만 하다
마음이 조로(早老)했던 쌍둥이좌 피터팬에게,
철들자 사랑하자
원주 토지 문화관에서
2021년 4월
이송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