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디자인을, 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자연과 동물, 작고 소외된 것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한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얼음소년>, <이빨 사냥꾼>, <콰앙!>, <미움> 등이 있다. <이빨 사냥꾼>으로 2017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다.
붉은 도시, 푸른 얼음소년
《얼음소년》은 2007년 겨울 ‘눈·사람·눈사람’이라는 기획전에서 전시했던 작품입니다. ‘눈사람’을 소재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지구온난화 문제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책에 나오는 도시와 사람들은 어딘지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열기와 위험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주조로 표현했습니다. 얼음소년의 눈에는 도로와 자동차, 건물, 빗방울, 사람들이 위협적으로 보였을 테니까요. 푸른 얼음소년은 붉은 도시와 전혀 어울리지 못합니다. 얼음소년은 온난화 때문에 파괴되는 자연을 상징합니다. 얼음소년은 북극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푸른 세계와 만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됩니다.
얼음소년과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 사이에 이질감을 주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장면마다 여러 장의 그림을 따로 그려 컴퓨터 상에서 콜라주하는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수채화로 그렸고, 얼음소년이 녹아내리는 장면에서는 붓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물감이 번지지 않는 종이를 사용했습니다. 복잡하게 일그러진 도시를 표현하려고 부분적으로 색연필과 사인펜, 오일파스텔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