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스스로 초라한 이력을 지녔다고 말한다. 1993년에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줄곧 한곳으로만 출퇴근을 반복 중인 직장인이다. 꼰대라고 놀림받기 쉽고, 고인물이라고 손가락질 받기 딱 좋은 그런 존재다.
그의 이력은 매우 단출하다. 사명(社名)과 직책(職責)이 전부다. 명함에 담을 수 있는 말은 세 단어에 불과하다. ‘재직 중(1993~2021)’
참 볼품없고 내세울 것 없는 인생이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출퇴근만 무한 반복한 삶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 그의 이력(履歷)을 끔찍할 정도로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게 전부인 사람, 우리 곁의 평범한 직장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