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한 몸이라는데
불교의 우주관을 배우다보면, ‘온 우주의 천지만물이 한 몸, 한 뿌리라.’는 천지동근(天地同根)이라는 용어를 배웁니다.
아동청소년문학을 전공하는 작가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소재의 확장, 인물의 다양성, 주제의 다양화를 제시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만물을 대화의 상대로 보고 귀 기울여 듣다보면, 그들만의 세상에서 있을 수 있는 기쁨과 슬픔, 재미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창밖을 두드리는 빗물이 친구가 될 수 있고, 뜰에 앉아 쉬는 나비가 들려주는 숲속나라 이야기가 재미난 동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팔만대장경속의 수많은 비유와 우화가 오늘날 아동문학의 보고가 되었듯이 사유하는 세계를 큰 시선으로 보고 갈무리해 간다면 아름다운 우주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첫 시집 ‘소 모는 아이’를 펴내고 10년 만에 갈무리 하는 원고입니다. 우리 손자 손녀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눈높이를 맞추고 아기들의 시선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시선으로 보는 아이들 세계를 교차해서 생각을 하다 보니 원고를 다시 고치고 다듬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가 살던 옛이야기, 할머니가 살던 이야기, 아이들이 생각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하루가 아이들에게는 신기해서인지 자주 묻는 것을 듣다보면 이것도 아이들에게는 사유의 바다 속에 빠져드는 이야기가 되겠구나. 해서 시편으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사랑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산책길에 다가오는 잠자리 한 마리도, 곁에 서 있는 나뭇가지위에 우는 매미 한 마리가 소리치는 여름 한낮의 풍경도 소중한 자연의 노래입니다.
늘 기쁨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 모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내가 아는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부처님의 가피가 눈꽃처럼 소복소복 하얗게 모두의 가슴을 환하게 밝혀주고 쌓여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