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과다 인간형으로 정신없이 학교에서 말을 풀고 살다가, 문득! 이제는 입을 좀 다물고 ‘고독한’ 공부를 하고 싶다며 제 발로 찾아 들어간 곳이, 아뿔싸! <문탁네트워크>의 ‘낭송(!)’ 세미나였다. 말과 글과 공부가 어떻게 연결되고, 또 어떻게 삶이 되는지 여전히 두리번대며 헤매고 있지만 훌륭한 고전들과 스승 같은 친구들이 있어 아직은 버틸 만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낭송은 아주 오래된 신체 단련법이자 공부법이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 더, 낭송은 혼자서 소리 내는 암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서당에 모여 앉은 우리의 개구쟁이들에게 ‘떼창’ 없는 공부는 생각할 수 없었듯이, 낭송은 ‘함께’ 하는 양생술이다. 자기 혼자만의 체험으로서가 아닌 타자와 공명하며 다 함께 ‘진리’ 속으로 ‘돌격’해야 하는 낭송은 그래서 더더욱 쉽지 않은 공부법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낭송은 그대로 놓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좋은 삶을 위한 ‘기술’이다. 그래서 작업하는 내내, 이 쉽지 않은 ‘양생’의 길에 초보자도 쉽게 합류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다듬었다. 같은 뜻이라도 소리 내어 읽어 보면 리듬에 따라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졌기에, 수없이 다시 읽고 또 읽으며 작업을 했다. 때로는 그렇게 만들어진 리듬이 내놓은 길을 따라 그냥 걸어가기만 해도 이야기가 술술 저절로 걸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