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묶은 글들은 총 서른세 편이다. 2007년 봄 ‘한겨레신문’에 실린 한 편과 2011년 봄부터 2018년 겨울까지 꼬박 8년을 문학계간지에 연재한 서른두 편이다. / 내가 쓴 글들은 거칠기 그지없는 글들이다. 그래도 서른세 편의 글 끝에 서툰 나의 시를 한 편씩 실었다. / 나 어릴 적 아버지는 호탕한 음성으로 ‘초한지’를 읽어주셨는데, 그 속의 ‘한신’이 그리 좋았던지 내 동생 중 하나는 그 이름을 물려받게 되었다. / 책은 도서관에서 빌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동네 책방에서 사서 오래 간직하고 있는 책들이다. 지금은 없는 ‘정음사’, ‘마당문고’, ‘삼중당문고’의 책들이다. / 어릴 적 꿈은 책방주인이 되는 거였다. 비록 지금 그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도서관만은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다. / 집에서 성벽길을 따라 숲길을 돌아 도서관 후문으로 가는 걸 좋아한다. 그 길에서 만나는 지렁이와 나무와 빗방울이 좋다. / 책을 통해 나에게 와준 모든 것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