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경상북도 성주에서 태어났습니다. 38년 넘게 경상북도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이오덕 선생님의 뜻을 따라 아이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오랫동안 해 오며 그 성과를 《살아 있는 교실》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 《이호철의 갈래별 글쓰기 교육》 같은 책으로 엮어 냈습니다. 또 《엄마 아빠, 나 정말 상처받았어》 《감동을 주는 부모 되기》같이 아이들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책도 썼습니다.
어린이들이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묶어 《연필을 잡으면 그리고 싶어요》 《요놈의 감홍시》 《잠 귀신 숙제 귀신》 《개똥은 가만히 누워 잠을 잔다》 《공부는 왜 해야 하노》 《비 오는 날 일하는 소》 들을 펴냈습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우리 소 늙다리》, 이호철 사계절 동화 《온 산에 참꽃이다!》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 《알밤 주우러 가자!》 《똥 누다 뒷간귀신 만나다!》 《곳집에 귀신이!》 들이 있습니다.
밥알 하나가 얼마나 귀한지 아나요.
우리는 날마다 쌀밥을 먹고 삽니다. 한 끼만 굶어도 배고프다고 소리치지요. 밥 없으면 라면이나 피자 먹으면 되지, 하는 어린이들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몇 때는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우리 입맛에 그것만 먹고 살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라면이나 피자는 어디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집니까? 거저 입에 들어온답니까? 아니란 건 어린이 여러분들도 잘 알 것입니다. 우리는 밥을 먹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밥이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어느 정도라도 알고 있는 어린이는 몇 명이나 될까요? 벼가 자라는데 필요한 자연환경만 보아도 우리가 바라는 대로 쉽게 잘 주어지지 않습니다. 지독한 가뭄이 들어 애를 태우기도 하고 논밭을 쓸어 덮는 홍수가 나 애를 태우기도 합니다. 큰 태풍으로 농사를 아주 망쳐버려 가슴 아프게도 하지요.
자연 조건만 주어진다고 곡식이 뜻대로 잘 자랄까요? 아닙니다. 사람 손을 수십 번은 거쳐야 우리 입에 밥이 들어올 수 있답니다. 씨앗을 잘 갈무리 하는 일부터 못자리에 볍씨를 뿌려 모를 키우고, 본 논에 모를 옮겨 심고, 뜨거운 여름 내내 김매고 가꾸어야 한 톨의 벼 알갱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벼 알갱이는 정미소의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얀 쌀이 되고, 이 쌀은 다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 우리 입에 들어오는 밥이 되지요. 우리 생활에 필요한 것이야 수없이 많지만 밥은 우리의 목숨과 바로 이어져 있는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농사짓는 일이 힘들다고, 돈이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빠져나가고 나이 많은 어른들만 시골에 남아 겨우 농사짓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의 수가 줄어드니까 농사짓는 한 사람이 농사짓지 않는 여러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그러니 제초제를 뿌리고 약을 많이 쳐야 하지요. 건강한 쌀을 얻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벼농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답니다. 온 식구가 주로 벼농사에 매달릴 정도로요. 그때 우리들은 많이 뛰어놀기도 했지만 힘든 농사일도 참 많이 거들었답니다. 때문에 농사가 얼마나 귀한지,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알지요. 그래서 나는 밥알 하나라도 그냥 버려지면 참 속상해 합니다. 밥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잘 모르고 함부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서슴지 않고 밥 먹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는 바로 우리 어릴 때 귀하디귀한 벼농사를 지으며 겪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 놓은 것입니다. 요즘은 기계화가 되어 쉽게 농사짓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농사짓는 수고와 정성은 옛날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이 책의 이야기를 읽고 그때는 어떻게 벼농사를 지었는지, 여러분 또래 어린이들은 어떻게 벼농사 일을 거들었는지, 밥알 하나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