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급적 이 책을 그동안 우리 역사학이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로 채우고자 했다. 그런 담대한 생각을 품을 수 있었던 데에는 서울학연구소에서 1년에 두어 차례씩 여러 분야의 젊은 학자들과 토론한 경험이 큰 힘이 되었다. 도시계획학.도시공학.경제학.사회학.행정학.건축학.토목학.조경학.어학.문학.문화인류학 등이 서울 공간과 서울 사람을 다루는 방법들을 보고 배우면서, 서울의 역사를 보는 안목이 많이 달라졌다. 물론 그 탓에 다소 '이단적'인 역사학자가 되기는 했찌만, 어쨌거나 이 책이 이미 숱하게 나와 있는 서울에 관한 역사책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서울학연구소에서 함께 토론해준 여러 학자들 덕이다. ('책머리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