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사는 빌라의 작은 정원에서, 우리가 사는 아파트 주차장 구석에서, 시골집 풀숲 사이에서, 곳곳에서 마주치는 길고양이들을 생각하며 쓰고 그렸습니다.
마음이 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그림책 속에 담고 싶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오늘은 오늘의 플리에부터》, 《나무 그림자에 숨은 날》, 《북한산 초록》, 《밀짚모자》 등이 있고 그린 책으로 《좋은 아침》, 《나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는 위대한 밥상》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yunyeekim
그림책 <순천만>은 한권에 순천만의 전부를 담아내긴 어렵겠지만, 고정된 전체 구도 속에서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들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변하면서 각기 다른 빛깔로 물드는 갈대와 갯벌, 탁 트인 하늘의 모습들과 시시각각으로 물이 차오르고 빠지면서 멋지게 드러나는 S자 물길의 모양도 충분히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순천만 습지 특유의 동그랗게 무리 짓는 갈대밭의 모양도 독특하고, 붉은 칠면초와 갈대가 어우러지는 조화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야트막한 다리를 건너, 갈대 숲 길을 걸어가다 보면 갈대가 바람에 웅성웅성 퍼지는 소리와 개개비 등 새들의 속살거림이 들립니다. 세상사 시름을 잊을 수 있는 황홀지경을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길 끝으로 이어진 아담한 산길을 올라 용산 전망대에 서면, 한순간 눈앞에 산과 바다와 강물의 모습이 다가옵니다.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저녁노을의 순천만, 예쁘게 물들어가는 갈대들의 출렁임, 새벽녘의 무진 안개, 새로이 새싹들이 올라오는 소리들, 흐린 여름 비바람에 축축한 갯벌과 갈대의 모습들도 제각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참고자료와 조언, 순천을 찾을 때마다 따스하게 도움을 주신 순천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