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유쾌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지치거나 울고 싶을 때는 사랑스러운 고양이 콩심이와 금옥이를 생각하면서 힘을 얻습니다. 천강문학상, 미래엔 창작글감공모전에서 상을 받았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독수리의 오시오 고민 상담소》, 《용기 충전! 도깨비 방망이》, 《다 해결 고양이 탐정》, 《레고 가족》 등이 있습니다.
나에게도 독수리 같은 소중한 친구가 있었어요. 우리는 11년 전, 집 앞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쓰레기를 버리러 갔는데 까만색과 흰색 그리고 노란색 털이 군데군데 섞인 고양이가 다가왔어요. 고양이는 내 다리에 몸을 비비면서 가르릉 소리를 냈어요. 그리고 자기 혼자 계단을 올라가더니 집 안으로 성큼 들어갔어요.
나는 고양이한테 콩심이라는 이름을 지어 줬어요.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었어요. 콩심이는 늘 똑같은 자리에 있었어요. 그곳에서 항상 나를 지켜봐 주었지요. 내가 외출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현관까지 마중을 나왔어요. 마치 하루 종일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반겨 주었어요.
나와 콩심이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콩심이는 내가 울적할 때면 내 옆에 와서 가만히 엎드렸어요. 나는 콩심이한테 속상한 일을 이야기하곤 했어요. 콩심이의 눈빛은 ‘이제 괜찮아질 거야. 잘 참았어’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았어요. 나는 콩심이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 힘을낼 수 있었어요.
작년 5월, 콩심이가 많이 아팠어요. 병원에서는 콩심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어요. 이틀 안에 무지개다리를 건널 수도 있다고요. 그런데 콩심이는 한 달이나 씩씩하게 버텼어요. 내가 이별을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콩심이가 시간을 주는 것 같았어요. 콩심이는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하지만 나는 콩심이를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었어요. 콩심이가 나에게 알려 준 소중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그 누구와도 가족은 물론 친구가 될 수 있답니다. 마치 구름이와 독수리처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