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싹하고 소름 돋는 느낌의 정체는 뭘까?
어릴 때부터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도 공포 소설을 즐겨 보고는 했다. 매년 여름, 밤이 되면 오싹한 이야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괴담을 찾아 읽었다. 그러고 나서 밤에 악몽에 시달리다 깬 적도 많다. 사실 그 정도로 무서워하면 무서운 이야기 같은 건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되는데, 호기심은 늘 공포를 이겨 먹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어쩌면 공포나 호러라는 장르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이 장르를 좋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말로 무섭지 않다면 그건 보는 이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사실은 아주 조금은, 이런 걸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찾아서 보는 거라고. 오싹하고 소름 돋는 그 느낌을 말이다.
그렇다면 그 오싹하고 소름 돋는 느낌의 정체는 뭘까? 이 연작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을 쓰면서 이 질문을 자주 생각했다. 무서운 이야기를 쓰려면 무엇이 나를 무섭게 하는지 알아야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