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보이는 작고 아름다운 것을 관찰하며, 때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즐겨 상상하곤 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위대한 아파투라일리아》가 있고 그린 책으로는 그림책 《받침구조대》, 《반려 용 팝니다》, 《띄어쓰기 경주》, 동화 《밤골 와이파이 쟁탈전》, 《발자국 탐정 왈녹 1》 등이 있습니다.
작고 미세한 것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만든 세상
일상이 따분해질 때면 가끔은 영화 같은 극적인 상상을 하곤 합니다. 외계인이 갑자기 등장해 지구인을 납치해 간다거나, 아주 커다란 동물들이 우리를 지배한다거나 하는 상황도 있지만 그 반대로 세상 모든 것들이 아주 작아지는 상황도 있지요.
어느 날, 작은 잎사귀를 바라보던 중 두툼한 잎 줄기는 길로, 잎맥은 마을이 되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잎사귀 속 세상은 그렇게 태어났어요. 그 작디 작은 세상에는 누가 살고 있을지, 그곳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도 상상해보았어요. 실제로 존재하는 곤충의 특징을 참고하여 아이스크림을 따먹는 큉이부터, 온몸에 가시를 달고 있는 연구원 쐐기, 알을 낳으면 그 알에서 새끼가 태어나 기생하는 맵시와 같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만들며, 팝나라 속에서 일 년을 넘게 머물렀던 것 같아요.
『위대한 아파투라일리아』는 잎 속 세상에 사는 작은 친구들의 치열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 속에서 복작거리는 인물들을 바라보다 우리의 삶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또 어쩌면 누군가에게 우리는 나뭇잎 위의 세상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