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는 생각하면서 찾아와야 한다. 목적을 가지고 와야 한다. 주제를 품고 다녀야 즐겁다. 특히 역사를 알고 걸으면 더욱 명쾌하다. 남도는 한국의 자궁과 같은 곳이고, 마음의 여백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육지와 바다, 섬과 해안이 조화를 이루면서 파도에 씻긴 조약돌처럼 단단한 그 무엇이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도 정신과 광주 정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호남 인물과 향토 문화에 대한 서너 권의 책을 내면서, 남도를 자주 찾는 이들에게 남도의 진정한 속살을 벗겨 보일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영광에서 광양까지의 2천 리 바닷길에 숨어 있는 보물을 캐서 보여 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다분히 투쟁적인 삶을 살아온 남도 땅 전라도의 기질이 갯벌에 녹아 빚어낸 진주 같은 남도 문화 일면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그리고 남도 사람이 육지로부터의 소외, 바다로부터의 도전을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켰는가를 일별해 보았다.
남도 해안 문화의 위대성, 바다 정신의 세계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2010년 여수에서 세계해양스포가 열린다면, 영광에서 광양까지 남해안 고속도로가 뚫린다면, 분명 여기에 적시한 주제들이 제목소리를 내고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