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산행과 사진에 빠져있었다.
그 이전에는
산행보다 산 아래 음식점에서 한잔 나누는 것을,
사진으로 담는 것 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새기는 것을 좋아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삼아 오른 인왕산에서 바라본 북한산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날 이후 산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어설픈 기억으로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름다운 것들을 사진으로 담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틈만 나면 산행을 하고 사진을 담으며 10년을 보냈다.
주로 새벽산행, 홀로산행, 무박산행을 즐기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자연스레 산행하면서 일상에서의 잡념들이 해소되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땀 흘리며 오르다 잠시 바위에 걸터앉아 그때그때의 느낌과 생각을 끄적였고
산행 횟수만큼이나 사진과 흔적들이 남았다.
종종 나는 왜 이렇게 힘든 방식으로 스스로를 다그칠까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아직
그 답을 찾지는 못했다. 평생 답을 못 찾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답을 찾을 생각도 잊은 채
그저 땀 흘리고, 잠시나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걸으며 생각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