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코칭> - 2017년 10월  더보기

[머리말] 필자는 일상에서 처음으로 마음챙김을 적용한 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당시 프리랜서 기자이며 한부모였던 필자의 삶은 고달팠다. 그래서 늘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추구가 기사의 주요 주제였으며 그 방법으로 요가, 명상, 술집에서 시간보내기, 먼 곳으로 여행 떠나기 등을 제시하곤 했다.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하루가 있다. 그날은 브링튼Bringhton의 교통 체증으로 인해 집에 늦게 도착했고, 만나기로 예정된 전화 인터뷰이를 기다리게 했던 날이다. 딸 몰리Molly는 울고 있었고 그런 아이에게 짜증을 내지 않기 위해 신경을 억눌러야 했던 날이기도 했다. 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 쥬디Judy를 만났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쥬디는 기존 삶의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며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그것은 필자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당시 쥬디는 필자에게 다음 일로 빨리빨리 넘어가려는 조급성을 버리고 현재에 초점을 맞춰 지금 이 순간의 세밀함을 즐겨보라고 조언했다. 쥬디는 상담사로 일하면서 이러한 접근법을 배웠고 이를 자신의 가정에도 적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쥬디에 따르면, 침대를 정리할 때도 여유 있게 손끝으로 천의 감촉을 느껴야 한다. 천을 털어낼 때 공중에 흩날리며 햇빛에 반짝이는 먼지가 새로운 존재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쥬디의 말대로 시도 해보니 침대에 딱 맞게 펴진 침대보를 보면서도 이전과 다른 산뜻함을 느끼게 되었다. 반대로 좌절하는 마음이 들 때는 그러한 부정적 감정이 삶의 일부분임을 인정했다. 그런 다음 그 감정이 계속해서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흘러가는 과정임을 인식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하여 당시 필자가 쥬디의 조언을 들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쥬디가 제안하는 삶의 방식은 기존의 방식과 완전히 달랐다. 이는 필자가 지금 까지 살아온 방식과 철저히 다른 존재 방식이었다. 이후에 이 방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바로 그 방식이 바로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그날 이후 딸이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 것에서 운전을 하는 순간까지 의식적으로 지금-여기에 집중하려했다. 사실 그것들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몰랐다. 그런데도 행동이 변화했으며 점차 내 삶에 웃음 이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 비록 육아와 직장 일로 인해 삶은 점점 더 분주해졌지만 그 일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려 노력했다. 때로는 명상과 요가를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이때 시작한 명상과 마음챙김은 코치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지속했지만, 코칭에서나 타인에게 잘 드러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존 카밧-진John Kabat-Zinn 등이 마음챙김에 대해 활발히 연구를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음챙김과 명상을 오렌지색 승복saffron-clad을 입은 승려들이 향을 피고 열반을 추구하는 수행 정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는 마음챙김의 부디즘적 맥락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렇지만 방석에 앉아 자신의 호흡이나 상호연관성을 관찰하는 것은 삶과 직업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가 좀 꺼려진 것이 사실이다. 자칫 필자의 전문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이유로 몇 년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명상을 수행한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코칭과 마음챙김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코칭과 마음챙김은 모두 이미 존재하는 내적 영역에 접근해 그 성장을 촉진시킨다. 또한 둘 모두 자기와 타인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코칭과 마음챙김은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를 예방하며 분출하는 것을 돕는다. 이외에도 이 두 영역은 여러 연결점이 있으며 이러한 공통점이 밝혀질수록 마음챙김을 경험한 것이 소중한 자산임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인지행동코칭cognitive behavioural coaching이나 초개인 코칭 transperaonal coaching, 소매틱스somatics와 같은 접근법을 공부하며 마음챙김을 더 선명하게 깨달았다. 각기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합쳐지며 멋진 그림이 되었다. 그렇게 마음챙김을 수행하는 것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난 뒤부터 필자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마음챙김은 이제 주류가 되었다.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 이 마음챙김을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카밧-진Kabat-Zinn의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 MBSR'은 마음챙김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공헌했다. 의학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명상과 마음챙김 확산의 가장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는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그렇게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은 전세계의 병원, 클리닉, 연구소에서 채택되었으며 30년 전 부터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의 분명한 증거 기반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임상연구를 통해 구축된 어휘들은 인간이 무엇인지 토론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며 마음의 변화와 치유의 잠재력에 대한 접근법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임상심리학 교수 마크 윌리엄스Mark Williams는 우울을 치료하기 위한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 MBCT를 개발했다. 현재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는 영국 국립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가 우울증 환자의 심리치료적 개입의 방법들을 소개한 책의 첫 장에 등장한다.?마음챙김은 교육, 법률, 정치, 군대 등의 환경에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학교를 위한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각 학교에 코치가 배정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코칭의 도움을 받았다는 여러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정치 분야에서는 미국 오하이오 민주당 의원 팀 라이언Tim Ryan이 마음챙김을 경험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군대에서도 명상을 수행한 군인들의 작업 기억과 긍정적인 감정이 증가했으며 부정적인 감정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Jha 등, 2010).?이제 마음챙김은 많은 회사에서 폭넓게 수용된다. 구글Google,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도이치뱅크DeutscheBank, 피앤지Procter & Gamble, 트랜스포트런던 Transport for London,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애플Apple, 크레딧 스위 스Credit Suisse, 케이피엠지KPMG, 이노센트Innocent, 로이터Reuters, 글락 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등은 직원을 위한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도입해 그 효과를 경험했다. 리처드 보이애치스Richard Boyatzis 등은 '마음챙김 리더십mindful leadership'이라는 용어를 고안했으며 영국의 마이 클 차스칼슨Michael Chaskalson은 직접 마음챙김 리더들을 성장시키는 성 과를 내고 있다. 이렇듯 마음챙김은 여러 분야의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마음챙김의 성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마음챙김은 복잡성과 모호함으로 대표되는 현 시대에 도전한다. 정보의 홍수에 빠진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은 매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 한다. 이러 한 정보의 과잉에서 사람들은 압박감을 느끼며 과부하에 빠지기도 한다. 새로운 정보가 끊임없이 생산되며 24시간 내내 연락이 가능해진 현 대사회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돌아간다. 이제 사회의 구성원들은 점점 더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만 한다. 빠 르게 돌아가는 세계에서 지친 사람들이 늘어가고 그들은 여유 있는 시간을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멈춰야 할 시기를 잃어버렸고 그 결과로 일과 삶의 균형도 잃게 되었으며 이는 삶의 고통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또한 경제 위기나 환경오염 등의 어려움이 야기하는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을 발견해야 한다. 단기적 전략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명확하고 창조적인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분명하게 하며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현대 사회의 위기는 결국 우리 모두의 위기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성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정신 건강 문제 또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11년 질병으로 인한 장기 휴직의 가장 많은 원인은 스트레스였다(CIPD, 2011). 영국 국가 통계청the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에 따르면, 2001년에도 영국인 4명 가운 데 한명은 일 년 동안 각종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했으며 세계적으로는 4억 5천만 명이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World Health Organiztion, 2001). 마음챙김은 우리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챙김은 약 2500년 전 룸비디(오늘날의 네팔 지역)의 왕자였으며 나중에 부처라 불린 싯다르타Siddhartha에게서 기원되었다. 마음챙김의 효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분야에서 점점 밝혀지고 있다. 현재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에 대한 수천 건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효과를 뒷받침하는 확고한 증거들이 축적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음챙김 기반 코칭도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과 그 혜택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ㅇ 주의력과 집중력 강화? ㅇ 의사결정 능력decision-making ability 개선 ㅇ향상된 자기인지와 타인인지? ㅇ 정서 지능emotional intelligence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증가 ㅇ 인지적 효과cognitive effectiveness 향상? ㅇ 성과performance 향상? ㅇ 스트레스 관리와 예방능력 향상? ㅇ 더 나아진 삶의 질? ㅇ 크게 향상된 창조성 필자는 물론 가까운 사람들이 마음챙김을 경험하고 그로 인해 도 움을 받는 것을 보는 일은 즐겁다. 또한 코칭 분야에서 마음챙김이 주목받고 확산되는 현상도 고무적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코칭 앳 워크 Coaching at Work」의 편집자와 코치로 일하면서 코칭에서 마음챙김에 대한 관심이 실제로 증가되는 것을 몸소 느꼈다. 필자나 다른 전문가가 진행하는 학술대회의 마음챙김 분과는 금세 좌석이 꽉 찬다. 이처럼 많은 코치들은 마음챙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며 자신들의 코칭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실제로 몇몇은 직접 마음챙김을 경험하고 코칭에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마음챙김이 무엇인지 모르던 사람들도 이제는 마음챙김을 알고 싶어 한다. 마음챙김을 실제로 적용하고 그 효과에 대해 열광하며 비록 마음챙김을 다른 명칭으로 부르 더라도 이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코치들도 있다. 마음챙김과 명상에 대한 논문과 함께 훌륭한 일반 서적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필자는 마음챙김과 명상에 대한 자료를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들을 추천해준 적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마음챙김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고 특히 코칭과 연계되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책이 마음챙김을 코칭과 멘토링 현장에서 적용되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 이 안에는 필자가 지금까지 경험한 많은 질문들과 그에 대한 결론 및 여전 히 답을 알려고 노력중인 부분들이 공유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이론과 실제의 사이를 조금이나마 좁히는데 기여하길 소망한다. 필자는 '마음챙김mindfulness'라는 용어가 단순히 마음이나 뇌만을 다 루는 것으로 오독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 명칭이 그다지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 사실 마음챙김이라는 단어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인식하기present-moment awareness'라는 용어를 더 적절하다. 그러나 이미 '마음 챙김'이라는 용어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마음챙김을 사용할 것이다. 이 책은 전문 코치와 멘토 뿐 아니라 매니저나 교사같이 각 분야에서 코칭과 멘토링을 수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쓰였다. 라이프/개인 코치, 스포츠 코치, 웰빙 코치 등 코칭과 멘토링 기술 습득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코칭 기술을 대화에 적용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필자도 자녀 교육에 코칭을 적용한다.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들 이 스스로를 알아가도록 돕는 코칭의 핵심 기술은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에도 사용될 수 있다. 마음챙김은 그러한 상호작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강화하며 상호작용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