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아버지'는 어떻게 되었는가? 벌써 200주년을 기념한 바 있는 프랑스 혁명에 의해 새로운 형태의 형제애(박애)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프랑스 혁명으로 생겨난 이 형제애는 어떠한 아버지도 가지고 있지 않다. 루이 16세의 사형은 곧 부친살해가 아니었겠는가? 프랑스인들은 정치적으로 고아가 됨으로써 서로를 형제로 받아들였다. 하이데거의 의해 형이상학적 '존재'론이 파괴되었듯이, 오늘날 아버지의 '존재'는 사회적으로 몰락하였다.
우리는 이를 슬퍼해야 할 것인가? 기뻐해야 할 것인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아버지의 몰락의 시기에 탄생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아버지 존재의 몰락을 촉진하지도 제동을 걸지도 않는다. 정신분석학은 이를 조용히 '정신분석'할 뿐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프로이트와 라캉의 이론이 '아버지임'에 대하여, 그리고 '여성'에 대하여 무엇을 말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