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름이 부족한 글에 영양분을 투여했고, 자존심이 상해도 결핍과 치부의 옷까지 벗었다. 글감을 찾는 한량이가 되어 세상 곳곳을 순례했다. 창작의 무기인 언어의 미학과 문향의 근육을 키우려고 내장까지 짜냈다.
명민한 집필을 위해 글발 날렸던 옛 감성을 소환해 감수성을 수혈했다. 아름다운 추억이 서려있는 유년의 봇도랑에서 글감을 벌충했다. 그 봇도랑 물로 내 안의 이끼를 씻김질 하면서 고백의 글쓰기에 몰입했다. 때론 마음속에 호롱불로 어둠을 밝혀 비손하듯 수필집 엮기에 정진했다.
소가 여물을 되새김질하듯 다듬고 교정하며 탈고를 했다. 집필하면서 겪은 산고는 한 뼘 더 성장한 작가로 보람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