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자, 비평가.
파리 국제철학원, 이탈리아 베로나 대학, 베네치아 건축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1995년 푸코의 생명철학과 슈미트의 예외상태를 토대로 로마 시대의 ‘호모 사케르’ 개념을 정치 현상에 적용해 쓴 『호모 사케르』를 발표하면서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 반열에 올랐다. 벤야민과 하이데거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고, 비트겐슈타인, 블랑쇼, 데리다, 들뢰즈 같은 현대 사상가들과 플라톤, 스피노자 같은 고대와 중세의 철학자들, 유대-기독교 경전의 이론가와 학자들을 아우르는 사유 탐험을 지속해 왔다. 1995년부터 장장 20년에 걸쳐 집필한 9부작 호모 사케르 프로젝트를 2015년에 완성했다. 이 외에도 『내용 없는 인간』, 『유아기와 역사』, 『행간』, 『도래하는 공동체』를 비롯해 수많은 명저를 남겼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벌거벗은 생명이다. 즉 살해는 가능하되 희생물로 바칠 수는 없는 생명 즉 호모 사케르의 생명으로서, 우리는 그것이 현대 정치에서 어떻게 본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인간의 생명이 오직 자신을 배제하는 형태로만 그러니까 면책 살인의 가능성을 통해서만 법질서 속에 포함될 수 있었던 고대 로마법의 모호한 형상은, 주권에 관한 신성한 텍스트들뿐만 아니라 더 넓게는 정치권력의 약호들 자체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