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경기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8년 ≪문장 21≫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율곡문화제 대상, 교총 공모전 금상, 공무원 문예대전 동상을 받았습니다. 장편 동화[삼박사], 창작 동화집 [까만 부처님], 에세이집 [행복한 학교, 행복한 아이]를 펴냈으며, 20여 년간 어린이 글쓰기 지도에 힘을 쏟는 한편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고양시 저동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 그 희망을 꿈꾸며
글을 쓰는 일은 언제나 힘들고 조심스럽습니다. 한번 쏟아 낸 말도 돌이키기 어렵지만, 글에는 한층 더 커다란 책임과 역할이 따르는 까닭입니다.
그동안 써 온 동화를 한데 모아 창작 동화집 <까만 부처님>을 펴냅니다. 작품 한 편 한 편을 새로 쓰다시피 고치고 다듬었으나, 여전히 양에 차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것은, 그간의 작업을 한 차례 정리한다는 뜻과 함께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 그 희망을 꿈꾸는 까닭입니다.
글 쓰는 이라면 누구라도 그러겠지만, 나름으로는 오래 고민하고 갈등하며 써 온 동화들입니다.
이제 보니까, 힘없고 가난하고 불우한 이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다문화 가정과 이혼 가정의 친구, 고아 출신 아빠, 석공과 목공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처지가 딱하고 어려웠던 내 어린 시절이 끼친 영향일 듯싶습니다. 오늘날이야 형편이 참 좋아졌지만, 내가 어릴 때는 많은 사람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살았다고 해도 터무니없는 말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도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그와 같은 이웃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과 마주치면 금세 내 어린 시절이 되비치곤 합니다. 굳이 돌이키고 싶지는 않은데도, 워낙 사무칠 만큼 응어리진 까닭에 저절로 그들 편에 서게 된 듯합니다. 그러한 까닭에, 저절로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들의 귀가 되어 주변의 소리를 듣곤 합니다. 어떻게든 그들을 껴안고 함께하며 거들려고 했습니다. 죽어 가는 엄마와 형제 무리에서 겨우 목숨을 건진 무녀리 멧돼지를 살리고, 태풍에 날아간 감나무골 동물들에게도 사랑의 손길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또한 차츰 잊혀 가는 우리 것, 우리만의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석공과 목수를 등장시켰고, 그들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어린 주인공을 찾아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겨레의 혼과 맥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이 어린이 여러분 가슴에 웅크리고 있는, 불우 이웃과 겨레에 대한 봉사.사랑.얼 등을 이어받고자 하는 마음에 불을 지펴 활활 타오르게 하는 밑거름으로 쓰이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2019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