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muyungsan@hanmail.net
경기도 포천출생으로 법원 공직생활 후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과에서 문학공부에 매진하다.
2013년 (사) 한국문인협회 월간 〈한국수필 〉당선.
20218년 첫 수필집 《 얼음새 꽃 피다》 리더스에세이 문학상 수상 하다.
한번 시작하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제 3의 인생은 문학과 함께 마지막까지 열정을 다하기로 한다.
문단활동 (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사)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문학의집.서울 회원
부천문인협회.부천여성문학인회. 리더스에세이 부회장.신촌 현대백화점 화요수필 회장
월요수필 연구회 강의.현대백화점 중동점 수필강의
비교하지 않는 수필
산간벽지였던 우리 학교에는 기증도서가 많아 다양한 책들을 골라서 마음껏 볼 수 있었다. 그 시절 또래 친구들이 항상 내 곁에 많았던 것은 책에서 읽은 내용을 적당히 버무린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하룻밤에 쓴 한 달 치 일기로 받은 상이 글쓰기의 시발점이다. 글 잘 엮는 아이는 국군장병 위문편지와 학교에 책 기증해준 분들께 감사 편지 쓰는 일을 도맡았다. 자연스레 특별활동은 문예반 가입이었고 고등학교 1학년때는 여학생 잡지에 내 글이 실렸다. 공부보다는 친구들 연애편지를 대신 써 주는 일을 즐겼다. 취업을 하고 서울로 직장을 다니며 틈틈이 법원 구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다. 한 해가 시작될 때마다 이상 문학상 받은 작품이 궁금해 그 책은 꼭 사서 읽어 보았다. 결혼을 한 후 육아와 살림으로 글 생각은 잠깐 잊었다.
나이 지천명이 되어서야 나를 위한 시간이 주어지다니.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았는데 가족 모두가 뿔뿔이 각자의 삶을 살고 있고 나만 희생양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닷없이 분노가 치밀곤 했다. 남편도 아이도 모두가 나에게 무관심이다. 식구들 말 한마디에 온몸의 세포가 부르르 떨려왔다. 독침 바른 언어로 많은 화살을 쏘아대느라 엄마노릇도, 아내 노릇도 다 무기력해졌다. 고생한 것을 알아주지 않는 가족이 얄궂어 가슴이 타기 시작하니 몸 곳곳에서 위급한 신호음이 들렸다. 등줄기로 서늘하게 땀이 흐르던 갱년기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나의 위로 상대가 되어 줄 수가 없었다. 모두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뒤로 밀려 초라해져갔다. 몇 달을 칩거하다 동네 백화점을 기웃거렸는데 내 눈으로 쏙 들어온 것이 수필 교실이다. 까맣게 잊고 살던 어릴 적 꿈은 작가였다. 수필교실의 첫 강의 내용은 내 자존감을 찾아서였다.‘ I can do it’을 외치며 나를 달랬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시작으로 남편에게, 딸에게, 마음 속 응어리를 글로 풀어냈다. 한창 취미 생활에 빠진 남편을 향한 응어리가 제일 컸다. 쌓인 불만을 한바탕 뱉어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