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로부터 ‘시선학파(L’ecole du regard)’라는 격찬을 받으며 프랑스 문단에 등장한 브누아 뒤퇴르트르. 짧고 경쾌한 문장 안에 현대성의 모순을 날카롭게 담아내며 미셸 우엘벡과 함께 현대 프랑스 문학을 이끄는 기수로 주목받고 있다.
1960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항구 도시 루아브르에서 태어난 뒤퇴르트르는 프랑스 제4공화국에서 마지막 대통령을 지낸 증조할아버지 르네 코티가 남긴 고문서 기록들을 탐독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7세 때 루앙대학 음대에 입학하여 슈톡하우젠, 제나키스 등과 교류하면서 전위 음악에 몰입했다. <르몽드 드 라 뮤지크> <디아파종> 등의 음악 전문지 기자로 활동하던 중 우연찮게 써본 단편이 사무엘 베케트의 눈에 띄게 되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1985년 첫 소설 <잃어버린 잠Sommeil perdu>, 1987년 <암소들Les Vaches>을 발표하며 작가적 명성을 알렸다. 이후, 메디치상 수상작인 <프랑스 여행Le Voyage en France>(2001)을 비롯 <고객서비스부Service Clientele> <소녀와 담배La Petite Fille et la Cigarette>(2005)를 잇달아 발표하며 재기 넘치는 소설적 탐험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