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장애인야학 철학 교사. 읽기의 집 집사. 생의 최소 단위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임을 잊지 않으며 아픈 사람, 싸우는 사람의 삶의 의지를 지켜보고 세상에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더 멀리 전달되도록 작은 앰프가 되기를 소망한다.
니체에 이르는 길이자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섬세히 펼쳐 낸 『언더그라운드 니체』, 『다이너마이트 니체』,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마르크스의 『자본』을 철저하고 깊이 있게 읽어 낸 〈북클럽 『자본』〉 시리즈(전 12권), 우리 사회의 현재를 그의 ‘눈’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묵묵』, 『사람을 목격한 사람』, 현장의 운동과 사건과 사람을 담아낸 『“살아가겠다”』, 『점거, 새로운 거번먼트』, 『추방과 탈주』 등을 썼다.
키에르케고르는 말했다. 사유의 체계는 가능할지 몰라도 삶의 체계는 불가능하다고 삶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이해하는 사람은 그것을 하나의 이론적 체계로 담으려는 시도가 얼마나 부질없는지도 이해한다. 그런 시도에 대해 삶은 "존재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로 답할 것이다. 언젠가 헤겔은 "밤에 모든 암소들의 색깔은 검다"고 말했지만 장님이 된 철학자는 밝은 대낮에도 암소들의 색깔을 구별하지 못한다. 사실 세상에는 "엄마소와 똑같은 단 한마리의 송아지도 없다."
니체는 사물들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천 개의 눈을 가진 사상가다. 그는 사물들의 기원에 감추여져 있는 천 개의 주름을 본다. 철학자나 역사학자들이 제 시대의 기원이나 목적을 찬미하기 위해 단순화의 폭력을 행사할 때도 그는 그 아래 숨겨져 있는 이질적인 파편들을 놓치지 않는다. 그가 찾아낸 미세한 조각들을 집어넣고 보면 사건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