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킴은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 이름도 '미친 바이올린(Insaneviolin)'이다. 초원 위를 달리는 야생마처럼 현(絃) 위를 질주하는 그의 연주는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연주 실력 이외에도 우리가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로만 킴은 고려인 4세이다.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1905년 을사늑약 때 조선을 떠나 연해주로 이주했다가,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열차에 실려 카자흐스탄에 정착했다.
로만 킴의 집안은 음악가 집안이었다. 어머니가 바이올린, 아버지가 트럼펫 연주자였으며 그 영향으로 5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서 불과 2년 만인 7살에 모스크바 콩쿠르에서 우승하게 된다. 이듬해 모스크바로 건너가 모스크바 중앙 음악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음악 교육을 받게 된다. 그 후 로스트로포비치 재단의 후원을 받았고 막심 벤게로프, 미도리 고토, 기돈 크레머, 미리암 프리드 등 대가들의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실력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