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의 고요는 허전함을 만드는데 따뜻한 봄바람과 가로등 빛에 드러나는 나뭇잎들이 가슴을 파고 들어온다.
모두 잠들어 있는 고요 속의 침묵은 오히려 노크하여 손을 맞잡고 싶도록 시선을 잡아당긴다.
텅 빈 공간에서 한 폭의 그림을 바라보며 공상 속에서 시선으로 덫칠을 해갈 때, 불 꺼진 창들도 깊은 상념 속에서 흔드는 바람과 함께 아랑곳없이 깨어난다.
나이 먹어 갈수록 점점 더 깊어가는 것은 가슴속을 휘젖는 상념들 뿐이다. 인생도 문학도 아득하기만 한데 입속으로 자주 중얼거리는 혼잣말이 있다.
<그때 내가 왜그랬을까?>
한으로 드러나지 않는 생각 속의 한숨들이 줄곧 나를 꼬집는다. 후회가 많다는 것은 잘못 살아왔다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