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출신 상사맨을 일컫는 세일즈 엔지니어가 되어 가족을 낯선 이국땅에 던져 놓고, 텅 빈 아파트의 라면박스 위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게 하고, ‘할 일 많은 넓은 세상’으로 출장을 떠난 그 시대의 한국인이었다.
여백이 촘촘한 16년간 해외주재원 생활의 안팎에서 세상과 사람을 두루 만났다. 오로지 아내에서 시작하여 아내로 끝난 제한된 붓끝이었지만, 그의 글에서 얼핏 세계와 사람에 대한 보편적 핵심가치를 읽어내는 탄력이 묻어나는 이유다.
그는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이를 소중히 여긴다. ‘고통의 한가운데서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쥐어짜려고 애쓰는 방법이 암만 생각해도 코믹하고 다소 천격(賤格)이었다. 그러면 어떠랴. 이렇게 산나가 웃는데.’ 고통 속에서 웃음을 건져 올리려는 곳곳의 모습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음악과 와인을 즐기고, 취미삼아 가끔 그림도 그린다. 고려대학교 공대를 졸업했고, LG상사에서 근무했다. 현재 (주)쌤크롬코리아의 대표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