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이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보통의 임종은 그런 방식으로 찾아온다는 완화의료 의사의 증언은 내게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먼저 떠나간 내 가족의 마지막 순간도 그와 같았기를,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나 자신과 내 소중한 이들의 죽음도 그러하기를. 여전히 많은 사람이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 완화의료는 치료의 포기라고 여긴다. 이 오해가 통증에서 해방되어 주변 사람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마지막까지 살아 있는 즐거움을 누리며 삶을 잘 정리할 기회를 박탈한다. 완화의료와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는 제도가 자리 잡은 영국에서 온 이 책이 널리 읽혀야 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