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그림책 『불에서 나온 사람』, 단편만화 『불안을 걷다』, 에세이 『남해여행자』 을 쓰고 그렸
다. 2021년 애니메이션《파란거인》으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2023
년《안 할 이유 없는 임신》으로 몬테레이국제영화제 국제단편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하였다.
나는 돈도 없고, 면허도 없고, 차는 당연히 없다. 그래서 버스 여행을 택했다.
남해는 ‘군’이다. 시골이라는 말이다. 매번 승차요금을 현금으로 내야 하며, 배차 간격은 짧아야 1시간이다. 그래서 갈 때마다 하나의 버스노선만 잡고 뽀갰다. 갈아탈 필요도 없고, 내렸던 데 가서 또 타면 되도록, 하나의 버스 시간표만 생각하면 되도록.
직장을 관두든, 학교를 관두든, 연애를 관두든, 뭐든 관둔 사람이라면, 남해 버스여행을 권한다.
버스에 멍하니 앉아서 논밭이나 구경하고, 바닷물에 발 좀 담가보면서 쉬자. 그리고 되새기자.
관두는 것은 패배한 것이 아니라 오늘의 행복한 내가 승리한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