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 서서
멀어져 가는 열차를 바라보면 아득한 소실점으로
빨려드는 느낌이 든다
결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평행선이
하나로 모이는 신기루를 보면서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참 많은 날개옷을 입었다
점과 점 사이를 유영하며 해독할 수 있는 자유,
그것은 분명 내 전유물이 아니나 스스로를 위한
위로가 된 것은 사실이다
몽환적 미로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의 가슴을 읽었고
신의 영역을 숱하게 기웃거리며 나를 가장자리로 밀어냈다
그때마다 벽이 된 자신이 낮아지는 듯했으나
아직도 그대로 다
종달새의 등에 업혀 봄이 온다.
이 봄은 또 어떤 과제를 나에게 줄런지…….
2017년 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