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사 생활을 한 곳은 대부분 가정환경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이었지만 학생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티 없이 맑고 씩씩하게 자라주었고, 그 아름다운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했다. 새까만 석탄가루가 바람에 휘날리고, 지붕도 거리도 새까만 탄광촌의 거리를 거닐며 많은 광부들을 보았다. 가족을 위하여 아픈 몸을 이끌고 탄광으로 들어가 일하시는 가장(家長)의 모습을 보면서 슬픔을 넘어 경외심(敬畏心)을 느꼈다. 마치 우리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가시 면류관을 쓰시고 십자가(十字架)에 못 박혀 피 흘리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듯 아픔과 경건함을 동시에 느끼는 마음이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생님 중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나는 제자들을 사랑했고, 제자들은 나를 사랑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귀여운 아들딸을 사랑으로 키워주신 학부모님들과 뜨거운 태양에도 하늘 향해 푸르게 자라나는 나무들처럼 씩씩하게 잘 자라준 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귀여웠던 어린 학생들이 이제는 장성한 어른이라고 생각하니 감회(感懷)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