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空間은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이면서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다. 비어있기 때문에 무엇인가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장소다. 시時의 공간은 시간時間이 아닐까. ‘어느 때의 빈 곳’이면서 ‘때조차 빈 곳’이다. 시간 안에 들어서 시간을 느끼지 않는 곳이다. 시공을 초월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다. 내게 시詩는 시時고, 시時는 공空이기 때문이다. 시공時空 안에서 시공時空을 포월(匍越/包越)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