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안에 머물던 빛이 새소리와 바람을 따라 세상으로 흘러나오는 이야기라고 상상했어요. 작은 헝겊이 모여 하나의 인형이 될 때마다 꼭 흩어져 있던 마음 하나하나가 꿰매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워하던 세상으로 나아간 지후에게 힘차게 손을 흔들어 주고 싶습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허락 없는 외출』 『곁에 있어』 『잊었던 용기』가 있습니다.
“대체로 어렵고 가끔 괜찮아지는 마음. 이런 내 마음은 어디서 온 걸까. 미완성인 지금의 나는 어떤 사건의 결과일까. 《허락 없는 외출》은 그렇게 시작됐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니 오롯이 내 마음을 따라가 볼 수 있었다. 우선 주인공이 문밖으로 나가는 장면을 그려놓고,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한 장씩 채워나갔다. 나의 시작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면서.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작업을 진행할수록 내가 어디서 왔는지 더는 궁금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이 마음을 가지고 어디로 향할 것인지 알고 싶어졌다. 일단 문밖으로 나온 주인공은 다시 돌아가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