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한국과학사학회, 한국생명윤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대한의사학회 회장을 지냈습니다. 번역한 책으로 《침팬지 폴리틱스》, 《콜레라는 어떻게 문명을 구했나》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콜럼버스의 교환》, 《역사가 의학을 만났을 때》 등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과학, 의학, 역사, 철학과 행복하게 만나기를 바라며 이 책을 감수했습니다.
'첨단과학'과 그 세례를 듬뿍 받은 '첨단의학'이 인류의 미래를 홀로 자신의 어깨에 걸머질 수 있을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이 전하는 복음에 우리의 운명을 통째로 내맡길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내 질문의 출발선이다. 나에게는 첨단과학과 첨단의학을 절대적인 복음으로 전하는 전도사들이 엘도라도의 미래와 역사가 사라진 신화 시대를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비친다.
그러나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자주적인 자세를 잃어서는 안되며, 인간이 그러한 자주성을 상실했을 때 나는 역사의 시계가 멈추었다고 말할 것이다.